코로나19 시대, 노숙인들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어떤 모습일까
코로나19 시대, 노숙인들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어떤 모습일까
  • 김수경
  • 승인 2020.06.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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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 노숙인들의 주거 권리 조명
'No Home' 캠페인 통해 모금 운동 펼쳐
No Home campaign. ⓒUnited Way Halifax, CA
No Home campaign. ⓒUnited Way Halifax, CA

노숙인들은 어디에서 손을 씻을까. 노숙인들은 어디에 머무르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에 머무르기가 개인 안전을 지키기 위한 생활 지침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한 자선단체가 우리 사회에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2일 소셜미디어 마케팅 전문매체 WERSM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자선단체 유나이티드 웨이 할리팩스(United Way Halifax CA)와 원더 캐나다(Wunder Canada)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더욱 큰 어려움에 처한 노숙인을 돕기 위한 'No Home' 캠페인을 선보였다.

유나이티드 웨이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노숙인들이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길거리에 다양한 설치물을 배치하고 메시지를 공유했다.

길거리 설치물은 길에서 지내는 노숙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사회로부터 고립 된 노숙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No Home campaign. ⓒUnited Way Halifax, CA
No Home campaign. ⓒUnited Way Halifax, CA

설치물 옆엔 "머무를 수 있는 집을 갖는 것은 인간의 권리,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도움이 더 필요하다, 매일 스스로 자가격리 중, 손을 씻을 수 있는 공간조차 없다, 만약 머무를 수 있는 집이 있었다면 집에 머물렀을 것, 위기가 끝나더라도 나는 계속해서 이곳에 있게 될 것"과 같은 메시지가 적혀있다.

이 설치물과 메시지는 팬데믹이 노숙인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모든 사람들이 개인의 위생과 안전을 위해 집에 머무르는 동안 집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할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유나이티드 웨이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노숙인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이 최근 출시한 'Stay Home' 스티커의 문구를 수정한 'No Home' 스티커를 설치물 위에 붙였다.

No Home campaign. ⓒUnited Way Halifax, CA
No Home campaign. ⓒUnited Way Halifax, CA

유나이티드 웨이 측은 "노숙자들은 손 씻기와 같은 간단한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 조차 불가능하다"며 "음식과 같은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공중 위생 수칙을 따르는 것 또한 집 없이는 더욱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거는 인간의 권리"라며 "모든 사람에게는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나이티드 웨이는 'No Home' 캠페인을 통해 노숙인들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기부금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노숙인들에게 임시 주택을 제공하고 이들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즉각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No Home campaign. ⓒUnited Way Halifax, CA
No Home campaign. ⓒUnited Way Halifax, CA
No Home campaign. ⓒUnited Way Halifax, CA
No Home campaign. ⓒUnited Way Halifax, 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