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시대착오적 인종차별 광고로 뭇매… "잘못 인정, 광고 삭제할 것"
폭스바겐, 시대착오적 인종차별 광고로 뭇매… "잘못 인정, 광고 삭제할 것"
  • 김수경
  • 승인 2020.05.2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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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남성 비하하는 듯한 내용의 광고 선보여 논란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volkswagen)의 신규 광고가 흑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22일 해외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최근 노란색 '뉴 골프' 광고를 선보였다.

이 광고는 '뉴 골프'가 주차된 길거리를 배경으로 한 흑인 남성이 마치 인형처럼 백인 여성의 손가락 끝에서 조종당하는 장면이 담겼다. 흑인 남성이 차에 타려고 하자 백인의 손이 나타나 이를 막고 손가락으로 들어서 남성을 옮기거나 손가락으로 그를 튕기는 모습을 담았다. 여성의 웃음소리와 경쾌한 음악이 광고 배경에 깔렸다. 광고는 독일어로 '뉴 골프'를 뜻하는 'Der neue Golf' 문구를 내보내며 끝난다.

광고 내용뿐만 아니라 배경에 등장한 카페 상호명인 '쁘띠 콜론(Petit Colon)'도 문제가 됐다. 프랑스어로 '쁘띠'는 작다는 뜻이며, '콜론'은 이민자, 식민지 정착인 등을 의미한다. 이는 흑인 이주민을 암시하는 뜻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광고 마지막에 나오는 'Der Neue Golf' 문구의 경우, 철자를 다르게 조합하면 'neger(더 검은)'가 연상된다. 광고에서 이 철자들이 화면에 등장하는 과정에서 흑인을 비하하는 속어인 'NEGER'의 철자가 먼저 나왔다.

폭스바겐 측은 논란이 불거지자 "우리 광고가 그런 식으로 잘못 해석될 수 있다는 것에 놀라고 충격받았다"며 "의심할 여지 없이 잘못됐고 천박했다"고 사과한 뒤 광고를 삭제했다. 

이어 "폭스바겐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주도로 설립된 회사로 그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차별·비방·혐오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은 지난 1937년, 나치의 아돌프 히틀러가 국민차 생산을 지시하면서 만들어진 자동차 회사로 국영 자동차제조사 폭스바겐베르크가 전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