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취향·다양성, 중고거래 합니다"… MZ세대는 왜 '번개장터'를 쓸까?
"덕질·취향·다양성, 중고거래 합니다"… MZ세대는 왜 '번개장터'를 쓸까?
  • 김수경
  • 승인 2020.05.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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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화 번개장터 초대 CMO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 주력"
"멋있고 세련된 취향 갖고 있으면서도 다가가기 편한 사람같은 브랜드로 각인되고파"
최재화 번개장터 CMO. ⓒ권창회 기자
최재화 번개장터 CMO. ⓒ권창회 기자

새로운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이하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중고거래 앱이 있다.

1000만명에 달하는 전체 회원의 80%가 MZ세대인 '번개장터'는 단순하게 중고 물품을 거래하기만 하는 앱을 넘어, 개개인의 취향과 개성, 다양성을 사고파는 플랫폼 브랜드로 차별화 된 정체성을 확립해나가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브랜드브리프팀은 최근 번개장터 본사에서 최재화 CMO(Chief Marketing Officer, 최고마케팅책임자)를 만나 번개장터의 마케팅 전략을 공유했다.

최재화 CMO는 유튜브(Youtube)와 OB맥주, 베인앤컴퍼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아 온 뒤 지난 3월 초 번개장터에 초대 CMO로 합류하면서 또 다시 새로운 영역에 도전장을 냈다.

최재화 CMO는 "유튜브에서 일하면서 이전 세대와 다른 패러다임으로 움직이는 MZ세대의 영향력을 관심있게 지켜봤다"며 "미래 최대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분야로 다음 커리어를 선택하고 싶었고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마케팅을 펼치고 싶었다. 번개장터는 그런 측면에서 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번개장터에 합류한 뒤 일주일에 꾸준히 1~2건 씩 앱으로 중고거래를 하고 있다는 최 CMO는 다른 중고거래 앱과는 차별화 된 번개장터만의 특별한 문화에서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견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누자베스라는 아티스트를 좋아하는데 중고 LP 제품을 구하기 위해 다양한 중고거래 사이트를 뒤졌다"며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었고 오직 번개장터에서만 해당 제품이 거래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곳에서는 구하기 힘든 것, 희귀한 제품, 나의 색깔과 취향이 드러나는 상품이 번개장터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그냥 중고물품이 아닌, 자신의 취향이 담긴 제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으로서 번개장터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최재화 번개장터 CMO. ⓒ권창회 기자
최재화 번개장터 CMO. ⓒ권창회 기자

번개장터에는 다른 중고거래 앱과 차별화되는 '덕질 카테고리'가 따로 분류 돼 있다. 스타굿즈를 비롯해 음향(스피커, LP 등), 키덜트(피규어, 프라모델 등), 운동(캠핑, 자전거, 낚시 등), 게임과 같은 소위 '덕질'에 최적화 된 제품만을 따로 모아서 사고 팔 수 있는 공간이다.

최 CMO는 "MZ세대는 다양한 취향과 개성을 갖고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서로를 존중해주는 문화가 있다"며 "유튜브가 '동영상'이라는 매개체로 개인의 다양성을 표출하는 플랫폼이라면, 번개장터는 '거래'라는 행위로 다양성을 드러낼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MZ세대의 중고거래 문화 플랫폼으로 브랜드 영역을 넓힌 번개장터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눈에 띄는 성장을 어어가고 있다.

최 CMO는 "올 3월 일 평균 방문자 수(DAU)는 전년 동기 대비 26%, 같은 기간 거래액은 43%, 상품 등록 수는 60%가 늘었다"며 "직거래 위주의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과 달리 번개페이(에스크로 안전결제)·제휴 택배 등 개인간(C2C) 비대면 거래를 위한 시스템이 고도화 돼 있어 가능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중고거래의 경우 직거래가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비대면 중고거래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번개장터는 중고거래의 모든 과정을 비대면으로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자체 채팅 기능인 '번개톡'과 안전결제 서비스 '번개페이', 안전송금 서비스 '번개송금' 등을 제공하고 있다. 중고거래 앱의 최대 문제로 꼽히는 사기 거래로부터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자체 시스템이다.

최재화 번개장터 CMO. ⓒ권창회 기자
최재화 번개장터 CMO. ⓒ권창회 기자

최 CMO는 "중고 사기 거래를 막기 위한 서비스와 시스템은 마련돼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앱 거래 중 개인 SNS 아이디를 주고 받거나 안전결제 대신 계좌이체를 사용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고거래를 진행할 때 '번개페이로 결제할게요'라고 말하면 아직까지 많은 이용자들이 '그게 뭔데요?'라고 되묻거나 '그냥 계좌이체로 해주세요'라고 말한다"며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그것을 제대로 알리고 신뢰를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게 바로 마케팅이 꼭 필요한 이유"라고 역설했다.

매출과 이용자 수의 성장뿐만 아니라 '번개장터' 브랜드 측면에서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쌓는 것이 최 CMO의 당면 과제다. 이를 위해 MZ세대가 적극적으로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SNS 연계형 콘텐츠 마케팅과 인플루언서들의 취향을 주제로 한 마케팅 등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재화 CMO는 "매출이나 이용자 수와 같은 수치적인 성장을 넘어 번개장터 브랜드의 정체성을 탄탄히 구축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번개장터 브랜드의 인지도와 선호도를 현재의 2배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멋있고 세련된 취향을 가진데다 다가가기에도 편한 사람' 같은 브랜드가 되는 것이 번개장터의 목표"라며 "취향 계의 BTS를 찾는다면 꼭 번개장터에 들러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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