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부티크 시스템 도입… 6가지 색깔있는 사내 독립대행사 체제로 조직개편
제일기획, 부티크 시스템 도입… 6가지 색깔있는 사내 독립대행사 체제로 조직개편
  • 김수경
  • 승인 2020.03.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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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의 ECD가 이끄는 독립된 부티크 형태로 운영
"광고주의 다양한 니즈 만족시키는 솔루션 제시할 것"
제일기획 관련 이미지. ⓒ제일기획

삼성그룹 계열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이 사내 부티크(boutique)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존 글로벌, 국내, 디지털 부문 산하의 제작 조직을 단일 제작본부로 일원화하고 6개의 부티크를 만들어 각기 독립된 팀 체제로 운영하는 파격적인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20일 제일기획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일기획 내 6개의 부티크가 신설됐다.

6명의 ECD(Executive Creative Director, 제작전문임원)가 각 부티크를 이끌며 산하에 3~4명의 CD(Creative Director)와 아트디렉터(Art Director), 카피라이터(Copy Writer)가 소속돼 있다. 나머지 인원은 풀(pool)제로 운영되며 프로젝트를 진행할때마다 필요한 인원을 차출하게 된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국내와 글로벌, 기존 매체와 디지털 등 조직의 벽을 허물어 크리에이터들의 보다 활발한 교류와 아이디어 공유를 지원하기 위해 단일 제작본부로 일원화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며 "이와 함께 다양한 색깔의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 내기 위한 취지에서 부티크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각 부티크만의 개성있는 크리에이티브를 기반으로 광고주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키는 솔루션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제일기획 로고. ⓒ제일기획
제일기획 로고. ⓒ제일기획

6개의 부티크는 개성있는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인 만큼 부티크를 이끄는 ECD의 색깔과 리더십이 강하게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부티크의 이름도 회사가 일률적으로 정해주는 대신 '남부크리', '04404', '크리스마스' 등 각 부티크가 원하는 개성있는 이름으로 정해졌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일기획 사내에 독립대행사 6개가 운영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이라며 "각 부티크가 독립된 회사처럼 조직을 운영하면서 개성있는 색깔과 크리에이티비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 광고주 프로젝트의 경우, 각각의 부티크가 아이디어 경쟁을 벌이게 될 가능성도 있다"며 "조직이 커지면서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되 인력 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전했다.

앞서 SM C&C가 SM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편입되기 전인 2017년경 SK플래닛 M&C 부문일 당시 사내 부티크 시스템 제도를 도입한 적이 있다. 그러나 SM C&C로 출범하면서 조직개편을 거쳐 현재의 제작본부 시스템으로 회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광고업계가 디지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기존 대행사 조직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업계 1위인 제일기획이 부티크 시스템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정착시킬지 다른 대행사들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제삼기획. ⓒ제일기획
제삼기획. ⓒ제일기획

제일기획은 올해 조직개편과 함께 '제삼기획'을 론칭하고 신사업에 진출하는 등 최근 새로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19일 제일기획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유정근 제일기획 대표이사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광고시장은 급속한 디지털화로 새로운 도전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사업은 공고히 하면서 디지털과 리테일 등 핵심사업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제일기획의 핵심 사업인 기존의 전통적인 광고 사업은 조직 개편 등을 통해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디지털을 접목한 리테일 솔루션에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뜻이다.

제일기획은 이날 주총에서 아이디어 상품 기획 및 판매 등 신사업 추진에 따른 사업 목적을 추가하고 '제삼기획' 사업을 본격화 한다.

'제삼기획'은 표면적으로는 온라인몰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입점 파트너사를 모집해 제일기획의 광고대행 노하우를 판매하는 새로운 광고·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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