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와 겸상하는 '국내 유일' 호텔 레스케이프… "소비자 경험이 곧 아이디어"
댕댕이와 겸상하는 '국내 유일' 호텔 레스케이프… "소비자 경험이 곧 아이디어"
  • 김수경
  • 승인 2020.03.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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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의견에 귀 기울여 트렌드 체크, 늘 새로운 호텔 되고파"
김주영 레스케이프 마케팅 매니저 인터뷰
레스케이프 레스토랑 '팔레드신'의 펫 동반 고객 전용 공간. 레스케이프 홍보 모델 디노(Dino). ⓒ브랜드브리프
레스케이프 레스토랑 '팔레드신'의 펫 동반 고객 전용 공간. 레스케이프 홍보 모델 디노(Dino). ⓒ브랜드브리프

"무얼 하든 어딜 가든 강아지랑 함께 하고 싶어요."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들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과 family의 합성어)도 늘고 있다. 집에서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반려견과의 추억을 쌓고자 하는 사람이 늘면서 최근 호텔업계에서는 다양한 펫 관련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호텔 내 반려견의 행동 반경은 객실과 외부 공간 등으로 한정 돼 있고 레스토랑이나 호텔 내부 공용 공간의 출입은 엄격히 제한돼 있다. 다른 고객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다. 

국내 호텔 중에서는 신세계조선호텔의 부티크 호텔 브랜드인 레스케이프가 유일하게 반려견과의 레스토랑 동반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브랜드브리프팀은 김주영 레스케이프 마케팅 매니저를 만나 호텔이 추구하는 '펫 프렌들리(Pet-friendly)' 정책을 공유했다.

김주영 매니저는 "최근 장거리 여행 대신 도심 속 호캉스를 즐기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펫팸족들은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반려견을 애견카페나 동물병원에 맡기는 것에 불안함과 미안함을 느낀다. 이러한 불편함을 없애고 반려견과의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펫 프렌들리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레스케이프는 지난 2018년 7월 오픈 전부터 펫 프렌들리 정책을 염두에 두고 호텔을 설계했다. 9층 전체를 펫 플로어로 지정하고 14개 객실엔 카페트 대신 마룻바닥이 깔려있다. 객실엔 반려견 하우스와 식기, 목줄 등 다양한 펫 제품이 비치 돼 있다. 

김 매니저는 "다른 호텔에도 반려견 동반 객실이 있지만 레스토랑에서 반려견과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레스케이프가 유일하다"며 "6층의 중식당인 팔레드신에는 견주와 반려견을 위한 펫존(pet zone)이 따로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팔레드신에는 총 7개의 테이블이 있으며 LG퓨리케어 공기청정기, 펫 포토존 등이 설치 돼 있다. 100만원이 넘는 반려견 유모차 '에어버기'도 2대 구비돼 있어 대여할 수 있다. 법규상 반려견의 음식 메뉴를 따로 팔지는 않지만 고객이 준비해 온 사료나 간식은 먹일 수 있다.

김주영 매니저는 "팔레드신 펫존에는 반려견과 함께 식사를 즐기는 고객들을 항상 볼 수 있다"며 "주말에는 거의 만석이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힘들다"고 귀띔했다. 

레스케이프 6층 레스토랑 '팔레드신' 내 펫존에 마련된 포토존 앞에서 김주영 레스케이프 마케팅 매니저가 반려견 전용 유모자를 끌고 있다. ⓒ정상윤 기자
레스케이프 6층 레스토랑 '팔레드신' 내 펫존에 마련된 포토존 앞에서 김주영 레스케이프 마케팅 매니저가 반려견 전용 유모자를 끌고 있다. ⓒ정상윤 기자

레스케이프의 펫 마케팅 아이디어는 대부분 소비자들의 의견을 귀 담아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김주영 매니저는 매일 인스타그램에서 호텔,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다양한 해시태그(#)들을 검색한다. 

김 매니저는 "고객의 니즈와 시장 트렌드를 가장 빠르고 솔직하게 접할 수 있는 곳이 SNS"라며 "반려견과 함께 레스케이프를 방문했던 고객들의 경험이 소중한 마케팅 자산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려견과 함께 레스케이프를 이용한 고객들이 남긴 사진이나 후기를 살펴본 뒤 실제 정책에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레스케이프는 고객이자 견플루언서로 유명한 반려견 디노(Dino)를 홍보 모델로 영입해 화보 촬영을 했고 반려견의 생일파티를 하거나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반영해 포토존을 마련했다.

올해 설엔 반려견용 오색 떡국과 한과, 육포 간식을 제공했고 이달부터는 경양식 한상 스테이크 메뉴를 선보이는 등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그는 "반려견과 함께 레스케이프를 자주 찾던 고객이 있었는데 하루는 고객 혼자서 방문한 적이 있었다"며 "궁금해 물어보니 노령견이었던 반려견이 하늘나라로 간 후 레스케이프에서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얘길 듣고 뭉클했다. 호텔이 반려견과의 추억의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고객들의 경험과 리뷰를 통해 많이 배우고 영감을 받는다"며 "고객들과의 원활한 소통이 레스케이프 호텔을 차별화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레스케이프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호텔로 유명세를 타며 SNS 상엔 '레스케이프호텔' 해시태그로 2만3700여 건의 인증샷이 올라와있다. 펫팸족이자 인플루언서로도 유명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종종 레스케이프를 찾아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남긴다.

레스케이프 펫 객실. 레스케이프 홍보 모델 디노(Dino). ⓒ브랜드브리프
레스케이프 펫 객실. 레스케이프 홍보 모델 디노(Dino). ⓒ브랜드브리프

레스케이프는 올 봄, 펫팸족을 위한 새로운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김 매니저는 "펫 테라피 수업을 마련해 '테라피스트 마커스'와 반려견 해부학의 이해, 마사지, 자세 교정 등을 교육할 계획"이라며 "반려견과의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전문 포토그래퍼와의 포토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향후에는 더 다양한 반려견 음식을 룸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도록 메뉴를 준비하는 등 펫 프렌들리 정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김주영 매니저는 "레스케이프는 펫팸족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객층에게 열려있는 오픈 마인드 호텔"이라며 "고객이 원하는 트렌드에 맞춰 계속해서 변화하며 늘 새로운 호텔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역설했다.

이어 "고객들이 호텔 안에서 단순히 투숙만 하는게 아니라 식음료, 문화, 라이프스타일, 클래스 등 최대한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호텔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서 앞으로도 고객이 원하는 새롭고 유니크한 경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주영 레스케이프 마케팅 매니저. ⓒ정상윤 기자
김주영 레스케이프 마케팅 매니저.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