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이 만든 '제삼기획', 온라인 쇼핑몰의 탈을 쓴 新 광고 플랫폼
제일기획이 만든 '제삼기획', 온라인 쇼핑몰의 탈을 쓴 新 광고 플랫폼
  • 김수경
  • 승인 2020.03.03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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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신성장동력으로 전자상거래 사업 진출
파트너사 모집해 제삼기획은 상품기획, 콘텐츠 제작, 퍼포먼스 마케팅에 주력할 전망
ⓒ제삼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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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이 새로운 물건만 파는 신개념 온라인 쇼핑몰 '제삼기획'을 열었다.

표면적으로는 전자상거래 사업에 뛰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파트너사를 모집해 제일기획의 광고대행 노하우를 판매하는 새로운 광고·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3일 제일기획에 따르면 '제삼기획'은 생활밀착 신문물 상점이라는 콘셉트로 최근 공식 사이트를 오픈하고 판매에 나섰다. 

제삼기획은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것에 대한 강박, 압박, 핍박까지 운명이라 여기고 일해온 광고회사, 제일기획의 프로들이 새로운 물건만 파는 상점을 오픈했습니다. 제일기획이 아닙니다. 제삼기획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제삼기획
ⓒ제삼기획

현재는 테스트 단계지만 사이트에선 '팬톤삭스 푸드라인', '병아리콩 초코쨈 초콩쨈', '토일렛 퍼퓸 멜리스', '2020년 직장인 존버(John Burr) 달력'을 시범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팬톤삭스 푸드라인'은 양말에 직장인의 쏘울푸드인 짜장면, 순댓국, 페퍼로니 피자 등을 대표하는 색상을 입혔고, '존버달력'은 이번달을 버텨야 하는 이유를 달력 맨 위에 적을 수 있게 디자인 됐다.

이색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화 시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지만 온라인 쇼핑몰이라는 소개가 무색할 정도로 현재 판매하고 있는 상품은 4개 뿐이다. 

제삼기획의 진짜 속내는 상품 판매가 아닌, 파트너사 모집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삼기획은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입점 기업을 모집하고 있으며 입점 파트너들에게 제삼기획만의 '남다른 상품기획', '광고인의 노하우로 남다른 콘텐츠 제작',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퍼포먼스 마케팅'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제삼기획은 온라인 상점의 외관을 띄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파트너사들을 모집해 제일기획의 노하우를 접목한 상품기획과 콘텐츠 제작, 퍼포먼스 마케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역량있는 파트너사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정근 제일기획 대표이사. ⓒ정상윤 기자
유정근 제일기획 대표이사. ⓒ정상윤 기자

그간 제일기획은 국내 최대 규모 종합광고대행사로서 TV와 같은 전통매체(ATL)를 중심으로 한 광고사업에 주력해왔다. 

제일기획이 최근 발표한 '대한민국 총 광고비 2019년 결산 및 2020년 전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 광고 시장은 전년 대비 15% 성장하며 사상 처음으로 5조 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디지털 광고 시장 규모가 대표적 전통 광고시장인 방송과 인쇄를 합친 시장 규모를 처음으로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일기획이 국내 전통 광고 시장의 선두였던 것은 분명하지만 광고 시장이 디지털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새로운 경쟁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며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을 포함한 대형 광고주 위주의 사업을 펼쳐 온 제일기획이 제삼기획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에서의 광고 영역을 어떻게 새롭게 확장해 나갈지 업계의 기대가 크다"며 "파트너사 확보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축소되는 국내 사업 비중으로 인한 신성장 동력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제일기획의 전체 사업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74%로 전년 대비 2%p(포인트)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국내 사업 비중은 26%로 감소했다.

지난 1월 21일 제일기획은 2020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하고 김종현 부사장을 비롯한 8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승진한 임원의 절반이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인 만큼, 올해 제일기획은 디지털 비즈니스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헌 전무는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비즈니스 전문가이며 권현정 상무는 최근까지 삼성전자의 디지털 캠페인을 리드해왔다. 김규철 상무는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로 플랫폼 비즈니스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김성균 상무는 고객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전문가로서 제일기획의 데이터 애널리스틱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제일기획은 오는 1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신사업 관련 목적사업을 추가하고 제삼기획 사업을 본격화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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