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블룸버그·페이스북·현대차… '1초에 2억원' 슈퍼볼 광고 경쟁
트럼프·블룸버그·페이스북·현대차… '1초에 2억원' 슈퍼볼 광고 경쟁
  • 김수경
  • 승인 2020.0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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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슈퍼볼, 美 대선 광고 '쩐의 전쟁'으로 화제
韓 현대차·기아차, 지난해 이어 올해도 슈퍼볼 광고 구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데일리

초당 2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광고판 '슈퍼볼(Super Bowl)'에 막대한 자본이 몰리고 있다.

올해는 미국 대선판의 두 억만장자인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과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Rubens Bloomberg)가 나란히 슈퍼볼 광고에 나서면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14일 글로벌 광고 컨설팅업체 애드에이지(AdAge)와 외신 등에 따르면 다음달 2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프로미식축구(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에 20개의 광고주가 광고를 집행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와 마이클 블룸버그는 슈퍼볼에 선보일 60초 짜리 TV광고를 각각 준비하고 있다. 두 억만장자는 슈퍼볼에만 약 120억원에 달하는 광고비를 지출한 것으로 추산된다. 양측 선거캠프는 현재까지 광고 내용과 광고대행사 등 구체적인 부분은 함구하고 있으며 슈퍼볼 당일 TV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좌), 기아자동차 로고. ⓒ각사
현대자동차(좌), 기아자동차 로고. ⓒ각사

국내 기업 중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슈퍼볼 광고에 참여한다.

현대차는 슈퍼볼 경기 2쿼터에 방송되는 60초 짜리 광고를 구매했으며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광고 제작을 맡는다. 현대차는 올해로 12번째 슈퍼볼 광고에 참여한다. 

올해 현대차는 인간의 진실을 담은 감성적 광고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에 합류한 안젤라 제페다(Angela Zepeda) CMO(Chief Marketing Officer, 최고 마케팅 책임자)는 최근 애드에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진정한 인간의 진실을 찾아 이를 감성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광고를 선보일 것"이라며 "유머를 곁들이거나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면서 정보도 함께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모든 것들을 결합하는 것이 성공적인 슈퍼볼 광고 공식이라는 것을 알아냈다"며 "현대차는 이 밖에도 그동안 사람들이 슈퍼볼 광고에 기대하는 유명인사의 등장과 같은 다른 요소들도 충족시키며 큰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지난 시즌 광고에 배우 제이슨 베이트먼(Jason Bateman)을 모델로 등장시켜 눈길을 끌었다.

올해로 11번째 슈퍼볼 광고를 진행하는 기아차는 지난해 7월 마쯔다(Mazda)에서 기아차로 합류한 러셀 웨거(Russell Wager) 마케팅 이사의 첫 슈퍼볼 광고 데뷔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슈퍼볼 광고는 이노션이 인수한 미국 광고회사 '데이비드 & 골리앗(David & Goliath)'이 제작을 맡았다.

슈퍼볼의 최대 광고주 중 하나였던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 간 슈퍼볼 광고를 집행하지 않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인 페이스북(facebook)은 올해 처음으로 슈퍼볼 광고에 참여한다.

페이스북은 60초 짜리 광고를 구매했으며 영화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Sylvester Stallone)과 크리스 락(Chris Rock)이 광고에 등장한다.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부 공개된 슈퍼볼 광고 영상은 영화 '록키(Rocky)'의 한 장면을 재현했다. 광고 제작은 위든+케네디 포틀랜드(Wieden + Kennedy Portland)가 맡았다.

세계 최대 맥주 회사인 AB인베브(Anheuser-Busch InBev)는 슈퍼볼에서 60초 분량 광고 4편을 진행해 최대 광고비를 쏟아 붓는다.

버드와이저(Budweiser) 광고와 버드라이트(Bud Light)와 버드라이트 셀처(Bud Light Seltzer) 광고, 미켈롭 울트라(Michelob Ultra) 광고, 미켈롭 브랜드의 유기농 제품인 '퓨어골드(Pure Gold)' 광고를 선보인다. 버드라이트 광고는 위든+케네디, 미켈롭 울트라는 FCB, 버드와이저는 데이비드 마이애미(David Miami)가 각각 제작을 맡았다.

폭스바겐(Volkswagen)의 포르쉐(Porsche)는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슈퍼볼 광고에 참여한다. 포르쉐 최초의 전기차인 타이칸(Taycan) 광고를 선보일 예정이며 제작은 크래머크라셀(Cramer-Krasselt)이 맡았다.

폭스바겐의 아우디(Audi)는 슈퍼볼을 통해 기업 슬로건인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를 재정의할 새로운 글로벌 캠페인을 선보인다. 광고 제작은 72앤드서니(72andSunny)가 대행한다.

도요타(Toyota)는 하이랜더 SUV의 신규 캠페인을 60초 짜리 슈퍼볼 광고를 통해 선보이며 광고대행사는 사치&사치(Saatchi & Saatchi)다.

코카콜라(Coca-Cola Co)는 60초 분량 광고를 선보이며 코크 에너지(Coke Energy) 또는 아하 스파클링 워터(Aha sparkling water)와 같은 신규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제작은 TBD가 맡는다.

펩시코(PepsiCo)의 소다스트림(SodaStream)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슈퍼볼 광고를 다시 집행한다. 슈퍼볼 하프타임쇼 직전에 방송되는 30초 짜리 광고를 구매했으며 굿비 실버스타인&파트너스(Goodby Silverstein & Partners)가 제작 대행을 담당한다.

마스 리글리(Mars Wrigley)의 초콜릿 브랜드 스니커즈(Snickers)는 '배고플 때 당신은 더 이상 당신이 아닙니다'(You’re Not You When You're Hungry) 캠페인의 10주년과 스니커즈 브랜드 90주년을 기념한 슈퍼볼 광고를 선보인다. 광고 제작은 BBDO 뉴욕과 AMV BBDO가 맡았다.

켈로그(Kellogg's)의 팝타르츠(Pop-Tarts)는 올해 처음으로 슈퍼볼에 참여해 30초 분량 광고를 선보인다. 미국 인기 리얼리티 쇼 '퀴어 아이'(Queer Eye's)의 조나단 반 네스(Jonathan Van Ness)가 광고 모델로 등장하며 제작은 MRY가 대행한다.

켈로그의 프링글스(Pringles)는 30초 분량 광고를 선보이며 광고 제작은 어덜트 스윔(Adult Swim)과 그레이(Grey)가 담당한다.

이 밖에도 프록터&갬블(P&G)의 '올레이'(Olay)(30초, 배저&윈터스(Badger & Winters) 대행), 온라인 세금 보고 서비스인 터보택스(TurboTax)(45초, 위든+케네디 대행), 식품업체 사브라(Sabra)(30초, 바이너미디어(VaynerMedia) 대행), 자동차 매트 제조업체인 웨더테크(WeatherTech)(30초, 피나클 애드버타이징(Pinnacle Advertising) 대행), 아보카도 프롬 멕시코(Avocados From Mexico)(30초, 에너지BBDO(EnergyBBDO) 대행), 보험사 뉴욕라이프(New York Life)(60초, 아노말리(Anomaly) 대행) 등이 올해 슈퍼볼 광고 경쟁에 참여한다.

최근 NFL TV 시청률은 매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광고비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브랜드 분석업체 칸타 미디어(Kantar Media)에 따르면 지난 2017 NFL 정규 시즌에 집행된 총 광고비 규모는 46억4000만 달러(한화 약 5조2394억원)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지난 2010년 NFL 광고 규모가 22억1000만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약 8년 만에 광고비 규모가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칸타 미디어는 "NFL 경기 중계를 하는 국가 수가 늘면서 NFL 광고비도 더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NFL TV 시청률은 떨어지고 있지만 NFL을 보는 국가 수가 늘고 인터넷과 모바일, 앱과 스트리밍 서비스 등으로 하이라이트 경기를 보는 시청자들이 늘면서 광고비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NFL TV 중계권을 갖고 있는 폭스(FOX)사는 지난해 NFL의 디지털과 모바일 판권을 더욱 확대했다. 미국 내 TV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 등을 통해 NFL을 보는 전세계 시청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폭스 측은 지난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스포츠 생중계를 보는 시청자 수가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슈퍼볼은 막대한 광고비 외에도 기발하고 위트 있는 광고 크리에이티브로 매년 큰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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