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교자 비켜!"… 얄피만두 전성시대 이끈 풀무원의 마케팅 성공 공식
"왕교자 비켜!"… 얄피만두 전성시대 이끈 풀무원의 마케팅 성공 공식
  • 김수경
  • 승인 2019.12.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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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시장 조사, 발빠른 온라인 마케팅 전략… 답은 소비자에"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 홍태관 만두&랩밀 CM(Category Manager), 박성재 냉동주식&도우 CM 인터뷰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 홍태관 만두&랩밀 CM(Category Manager), 박성재 냉동주식&도우 CM. ⓒ정상윤 기자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 홍태관 만두&랩밀 CM(Category Manager), 박성재 냉동주식&도우 CM. ⓒ정상윤 기자

"앞으로 만두는 얄피다." 

수 년 간 '왕교자' 형 제품이 인기를 독식해 온 국내 만두 시장에 '얄피만두'가 새로운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일반 만두피 보다 절반 가량 얇은 얇은피 만두가 새 기준을 제시한 것.

뉴데일리경제 브랜드브리프팀은 '얄피만두'의 대세를 이끈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의 홍태관 만두&랩밀 CM(Category Manager)과 박성재 냉동주식&도우 CM을 만나 마케팅 성공 공식을 공유했다.

지난 2013년 CJ제일제당이 '비비고 왕교자'를 선보이고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메가 히트 브랜드로 떠오르자 국내 대부분의 식품 업계는 '왕교자' 형태의 제품을 일제히 쏟아냈다. 풀무원도 당시엔 그 중 하나였다.

홍태관 CM은 "교자 형태의 만두가 인기를 끌면서 일본식 교자, 중국식 육즙 만두를 접목한 신제품을 연달아 내놨지만 1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며 "답은 소비자에게 있다는 생각으로 긴 시간을 들여 소비자 조사를 세부적으로 철저하게 3번 이상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만두를 구매할 때 가성비, 조리법, 맛도 물론 중시했지만 만두피의 두께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1년 8개월 가량의 개발 끝에 일반 만두피의 절반 이하인 0.7mm 두께의 얄피만두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신제품 기획부터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6개월에서 길어도 10개월 내외다. '얄피만두'는 3배 가량의 시간이 더 걸린 만큼 성공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홍태관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 만두&랩밀 CM. ⓒ정상윤 기자
홍태관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 만두&랩밀 CM. ⓒ정상윤 기자

홍 CM은 "얄피만두만을 위한 공장 설비를 추가하고 마지막에 물방울 형태로 만두 모양을 잡는 작업은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등 성공하지 못할 시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큰 도전이었다"며 "때문에 기존과는 다른 마케팅이 절실했다"고 강조했다.

풀무원은 두부와 콩나물, 달걀 등 신선식품이 주력 상품인 만큼 냉동식품인 '얄피만두' 마케팅엔 다른 공식이 필요했다. 풀무원의 핵심 고객층인 3040 주부를 공략하되 SNS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상의 빠른 확산을 노렸다. 

'얄피만두'를 주제로 한 '얄피송'을 만들고 카카오톡 '비즈보드'와 유튜브 영상을 적극 활용했다. 풀무원 최초로 제품 캐릭터인 '얄피'를 선보였으며 최근엔 TV광고도 방영했다. 

홍 CM은 "보통 신제품이 나오면 대형마트 중심으로 시식 행사를 하고 이후 할인점, 슈퍼채널, 온라인 순으로 마케팅 범위를 넓혀나가는 게 일반적이었다"며 "얄피만두는 대형마트 행사 이후 곧바로 온라인 마케팅으로 확대해 SNS를 주로 사용하는 젊은층을 공략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얄피만두' 인증샷을 중심으로 한 자발적 확산 덕에 온라인 매출 비중은 5%에서 20%까지 확대됐다. 풀무원은 온라인 매출의 빠른 성장을 통해 새로운 시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 4월 출시한 '얄피만두'는 올해 예상 매출 목표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4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엔 1000억원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9월 기준, 풀무원의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뛴 20.8%로 1위인 CJ제일제당을 추격하고 있다.

박성재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 냉동주식&도우 CM. ⓒ정상윤 기자
박성재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 냉동주식&도우 CM. ⓒ정상윤 기자

풀무원은 최근 '황금밥알'과 '노엣지피자'를 연달아 선보이며 '얄피만두'에 이어 냉동식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나섰다. 

박성재 CM은 "황금밥알, 노엣지피자 모두 얄피만두와 공통적인 성공 공식을 적용했다"며 "철저한 소비자 조사와 해외 시장 조사, 제품 기획 단계부터 설비와 연계한 구상까지 제품 당 평균 2년여 간의 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함께 얇은피 꽉찬속 만두, 황금밥알 200℃ 볶음밥, 노엣지 꽉찬토핑피자 등 제품 속성을 시각적으로 강조한 제품명을 정했다"며 "하나의 날카로운 포인트를 잡아 경쟁 제품과의 차별화를 확실히 인지시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시중에 비슷한 제품들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브랜드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다소 복잡하지만 소비자에게 주목받고 각인될 수 있는 제품명을 지었다. 내부에서 반대가 있었지만 평범한 이름으로는 승부가 안난다는 판단에 끝까지 밀어붙였다. 

박 CM은 "황금밥알은 닐슨 기준, 국내 냉동밥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고 이달 초 출시한 노엣지피자도 시장 반응이 기대치를 웃돌고 있다"고 밝혔다.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 박성재 냉동주식&도우 CM, 홍태관 만두&랩밀 CM. ⓒ정상윤 기자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 박성재 냉동주식&도우 CM, 홍태관 만두&랩밀 CM. ⓒ정상윤 기자

홍태관 CM과 박성재 CM은 동갑내기로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자 지원군 역할을 해오고 있다.

박 CM은 "새롭고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에 도전할 때마다 때론 무시도 받고 영업할 때 어려운 부분도 많았지만 홍 CM과 서로 의논하고 의지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홍 CM이 담당한 얄피만두의 성공 전략을 빠르게 공유해 신제품에 적용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 CM은 토이쿠키와 브리또 등 혁신 제품 개발에 꾸준히 도전해왔고 홍 CM은 7년 간 영업에서 다져온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제품에서 탈피한 새로운 카테고리 개발에 열정을 쏟고 있다. 이들은 풀무원 내에서 혁신을 이끄는 젊은 CM으로 유명하다. 

홍 CM은 "영업에서 7년 간 바이어들을 설득하면서 경쟁사와 차별화 되는 우리만의 강점을 갖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새롭거나 싸거나, 시장에 없는 무언가를 만드는 탈 카테고리화 제품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박 CM은 "기존 제품 외에 고객이 원하는 새로움과 혁신을 선보이는 것이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일한다"며 "소수의 소비자가 아닌 다수의 대중이 원하는 새로움과 혁신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선보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홍 CM과 박 CM은 "답은 항상 소비자에게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앞으로도 소비자 조사를 꾸준히 진행해 또 다른 얄피, 또 새로운 황금밥알과 노엣지피자를 선보일 것"이라며 "나아가 개별 카테고리의 성공을 넘어 냉동 식품 시장 전체에서 풀무원의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