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들의 성지' 무신사, 오프라인으로 갔더니 생긴 일
'인싸들의 성지' 무신사, 오프라인으로 갔더니 생긴 일
  • 김수경
  • 승인 2019.12.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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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유니크함 제공, 고객들이 와야만 하는 이유 만들 것"
정체리 무신사 테라스팀 차장 인터뷰
무신사 테라스. ⓒ브랜드브리프
무신사 테라스. ⓒ브랜드브리프

1020 남성들의 온라인 쇼핑 성지 '무신사'가 오프라인으로 성큼 걸어 나왔다. 지난 9월 AK&홍대 꼭대기에 첫 오프라인 매장인 '무신사 테라스'를 연 것.

온라인에선 '뭘 해도 되는' 마케팅으로 입지를 굳혔지만, 처음으로 고객과 대면하게 된 무신사는 과연 오프라인에선 어떤 성적표를 받아 들었을까.

뉴데일리경제 브랜드브리프팀은 무신사 테라스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정체리 무신사 테라스팀 차장을 만났다.

정체리 차장은 "무신사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에도 와 줄까 하는 고민이 가장 컸다"며 "오프라인 경험이 없다보니 1년여 간의 준비 기간 내내 두려움과 부담감이 있었던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무신사 온라인 고객의 절반 이상은 남성이다. 국내 대부분의 쇼핑몰은 여성 고객 중심인 탓에 무신사의 오프라인 도전은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오프라인 생태계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도 약점이었다. 

이같은 우려가 기대감으로 변하기 시작한 것은 무신사 테라스 가오픈 때부터다.

정 차장은 "가오픈 당시 패션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과 함께 VIP 고객 초청 행사를 진행했다"며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아이팟 케이스를 한정 수량으로 준비했는데 새벽 7시부터 2000여명이 줄을 선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그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이전에도 다른 패션 브랜드 마케팅 행사를 기획한 적이 있지만 이처럼 뜨거운 반응은 처음이었다"며 "무신사에 대한 고객들의 로열티를 오프라인에서 처음으로 확인한 뒤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정체리 무신사 테라스팀 차장. ⓒ브랜드브리프
정체리 무신사 테라스팀 차장. ⓒ브랜드브리프

무신사 테라스는 라운지, 키친, 샵, 파크 4개 존으로 구성된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며졌다. 오픈 이후 매주 평균 4000명이 다녀간다. 

무신사 테라스에서만 판매하는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고 요가 클래스, 쇼케이스, 디제잉 등 브랜드·아티스트와 협업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약 30개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고 한정판 제품들은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라운지에선 매달 평균 2개의 프로젝트와 전시 행사가 진행된다. 현재는 무신사 온라인샵의 대표 이벤트인 아우터 페스티벌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휠라, 내셔널지오그래픽, 뉴발란스, 아디다스, 커버낫 등 250개 아우터를 현장에서 입어볼 수 있고 QR코드를 찍으면 무신사 스토어 앱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이 행사가 시작된 첫 주말을 포함한 3일만에 5000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정체리 차장은 "온라인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브랜드를 무신사 테라스에서 직접 입어보고 구매는 QR코드를 통해 모바일로 연계된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의 경계가 없는 옴니채널 쇼핑 경험이 앞으로도 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신사 테라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하기 보다 모든 채널을 함께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정 차장은 "언제 와도 늘 새로운 제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추구한다"며 "무신사에 입점한 3600여개의 브랜드를 고객들이 더욱 가까이 경험할 수 있도록 접점을 확대하고 앞으로도 새로운 브랜드를 계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 테라스. ⓒ브랜드브리프
무신사 테라스. ⓒ브랜드브리프

정체리 차장은 "고객들이 무신사 테라스에 와야만 하는 이유를 끊임없이 고민한다"며 "어디에서도 볼 수 없고 요즘 친구들이 좋아하는 새롭고 유니크한 경험을 제공해 오프라인에서도 진정한 인싸들의 성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점심을 먹으러 홍대 인근에 갔다가 10여명의 20대 남자 무리를 보곤 '무신사 테라스 가는거 아냐?'하고 직원들과 농담을 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그들을 만났다"며 "기존 무신사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이끌어 낸 것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30대 직장인, 여성 등 폭넓은 고객층이 방문하는 것을 보고 더 큰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무신사 테라스 운영 경험을 토대로 향후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도 무신사만이 할 수 있는 온라인 패션 커머스 시장에 집중할 것"이라며 "국내 1위 온라인 패션 커머스 기업으로, 나아가 아시아 최대 패션 이커머스 회사로서의 도약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역설했다.

지난 2001년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시작한 무신사는 2017년 3000억 원, 지난해 4500억원에 이어 올해 국내 거래액 1조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인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2000억원 투자를 추진하며 국내 10번째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무신사 테라스. ⓒ브랜드브리프
무신사 테라스. ⓒ브랜드브리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