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情, 옹기 속 초콜릿에 담았죠"… 이종태 본정초콜릿 대표
"한국의 情, 옹기 속 초콜릿에 담았죠"… 이종태 본정초콜릿 대표
  • 김수경
  • 승인 2019.11.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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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맛집 '본정초콜릿', 창업 20주년 만에 서울 진출
"달콤한 아이템, 진정성 있게 고객에게 전하고파"
이종태 본정초콜릿 대표. ⓒ박성원 기자
이종태 본정초콜릿 대표. ⓒ박성원 기자

"고급 프랑스 초콜릿을 한국의 전통 용기인 옹기에 담았더니 외국인들이 더 좋아해요. 본정이라는 이름처럼 한국 본래의 정을 진정성있게 전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 1999년 충청북도 청주시에 문을 연 초콜릿 브랜드 '본정초콜릿'이 창업 20년 만에 서울에 진출했다. 

프랑스 고급 초콜릿과 케이크 등 서양 디저트류를 주로 판매하지만 '本情(본정)'이라는 한자를 간판에 내 걸고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스타벅스 매장 바로 옆에서 한국식 초콜릿 브랜드로 승부하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브랜드브리프팀은 이종태 본정초콜릿 대표를 서울 영풍문고종로본점 내 본정초콜릿 카페에서 만났다.

이종태 대표는 본정초콜릿 창업 전까지 서울의 한 섬유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업무상 프랑스 출장이 잦았던 이 대표는 1990년대 프랑스의 초콜릿 문화에 큰 감명을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 한국엔 리얼 초콜릿이 없던 시절이었고 프랑스처럼 초콜릿만 전문으로 파는 가게 자체도 생소했다"며 "프랑스 초콜릿을 처음 맛 보고 아, 이게 진짜 초콜릿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터지자 이 대표는 그 때가 기회라고 생각했다. 회사에 사표를 던진 뒤 청주로 내려가 관심있던 초콜릿 사업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인삼초콜릿연구소를 연 이종태 대표는 당장 초콜릿만으로는 사업이 어렵겠다는 생각에 디저트 문화가 발달해있던 일본에서 뜨고 있는 조각 케이크 판매에 나섰다. 

그는 "맛도 좋고 예쁜 조각케이크를 도입했는데 이 아이디어가 적중하면서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다"며 "이를 기반 삼아 1999년 본정초콜릿을 정식으로 창업했다"고 말했다. 

이종태 본정초콜릿 대표. ⓒ박성원 기자
이종태 본정초콜릿 대표. ⓒ박성원 기자

이종태 대표는 본정초콜릿을 한국의 진정한 리얼 초콜릿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수라고 생각했다.

이 대표는 "초콜릿 원재료는 수입이고 그걸 녹여서 제품을 만든다. 거기에 우리만의 가치를 더해야만 진짜 우리 브랜드가 된다는 것이 상품 개발의 기본 정신"이라며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식재료인 인삼을 접목해 인삼초콜릿을 만들고 가장 한국적인 용기인 옹기에 초콜릿을 담는 등 본정초콜릿만의 차별화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본정초콜릿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옹기초콜릿은 옹기 속에 초콜릿을 담아 한국적 정서를 극대화했다.

그는 "초콜릿 포장시 대부분 종이 상자를 사용하는데 본정만의 특별한 패키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가장 한국적이면서 외국인도 좋아하는 옹기에 담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옹기박물관을 찾아가기도 하고 전국의 옹기 전문가들을 수소문해 만나가며 패키지 개발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비싼 옹기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다행히 뜻에 동참해 준 옹기 전문가를 만나 옹기초콜릿에 도전했다. 

이 대표는 "전라도 몽탄의 한 옹기 전문가와 협력해 패키지 200개를 테스트해보기로 했다"며 "2001년 발렌타인데이를 앞둔 시점이었는데 판매 1시간 반 만에 옹기초콜릿이 완판됐다"고 전했다.

이후 본정초콜릿은 옹기초콜릿의 상표등록을 마쳤고 2000년엔 한국전통식품 세계화를 위한 품평회에서 선물용품 부문 금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이종태 대표는 이후 홍삼초콜릿, 수험생을 위한 기억력초콜릿 등 한국적 정서를 가미한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면서 청주의 명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청주에서만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상해 3개 매장에 이어 최근 서울까지 진출하게 됐다. 

이종태 본정초콜릿 대표. ⓒ박성원 기자
이종태 본정초콜릿 대표. ⓒ박성원 기자

이종태 대표는 "본정초콜릿은 지방에서 시작한 브랜드지만 20년 만에 서울에 진출하게 됐다"며 "진정성이 담긴 상품을 만들기 위한 의지를 인정받은 것 같아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과 달리 서울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비율이 높은데 한국적인 초콜릿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며 "그들은 한자 간판과 옹기 초콜릿을 신기하게 보고 그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한다"고 전했다.

앞으로 본정초콜릿은 초콜릿을 포함한 달콤한 아이템을 진정성있게 고객에게 전달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한국적 정이 담긴 진정성 있는 브랜드,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식품 브랜드로 본정초콜릿을 키워나가고 싶다"며 "수많은 외국 브랜드 사이에서도 대나무처럼 꿋꿋하게 우리의 중심을 지켜나간다면 스타벅스에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역설했다.

본정초콜릿 옹기초콜릿. ⓒ박성원 기자
본정초콜릿 옹기초콜릿. ⓒ박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