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주도적 캠페인, 브랜드와의 관련성·진정성 필수"… 토시히코 타나베 덴츠 CD
"목적주도적 캠페인, 브랜드와의 관련성·진정성 필수"… 토시히코 타나베 덴츠 CD
  • 김수경
  • 승인 2019.09.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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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아이디어 넘어 장기적·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효과적"
스파이크스 아시아 2019 무대 연사로 올라 인사이트 공유
토시히코 타나베(Toshihiko Tanabe) 덴츠(Dentsu) CD. ⓒ브랜드브리프
토시히코 타나베(Toshihiko Tanabe) 덴츠(Dentsu) CD. ⓒ브랜드브리프

[싱가포르 = 김수경 기자]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캠페인이 브랜드에게 무조건 좋을까요? 브랜드와의 관련성, 진정성을 갖추는 게 필수입니다."

토시히코 타나베(Toshihiko Tanabe) 덴츠(Dentsu) CD(Creative Director)가 목적주도적 캠페인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자신만의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토시히코 CD는 지난 26일 싱가포르 선텍시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 광고제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 2019 무대에 올라 '목적이 우리 산업을 망치게 하지 말라'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소비자의 78%는 브랜드가 중요한 사회적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칸 라이언즈나 스파이크스 아시아 등 세계적인 광고제에서도 세계를 위한 좋은 일을 하는 브랜드들이 주목을 받고 상을 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많은 브랜드들이 환경 보호나 인권, 기부 등과 같은 좋은 일을 브랜드 캠페인을 통해 펼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모든 캠페인이 과연 브랜드에게 좋기만 한 것인지는 고민해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토시히코 CD는 흥미로운 수치 하나를 공개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목적주도적인 캠페인을 펼치는 브랜드 중 단 12%만이 그 캠페인과 브랜드의 목적을 연결시킬 수 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에는 브랜드가 좋은 캠페인을 한다고 하면 모두가 박수를 쳤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이 브랜드 활동과 브랜드 스토리를 지켜보고 있다"며 "브랜드와의 관련성이나 진정성이 없는 목적주도적 캠페인을 펼치면 소비자들이 이를 무시하거나 최악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의미있는 캠페인이 아닌, 브랜드를 위한 목적주도적 캠페인을 펼치지 않으면 오히려 브랜드의 미래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역설하며 성공 사례를 공유했다. 

토시히코 타나베(Toshihiko Tanabe) 덴츠(Dentsu) CD. ⓒ브랜드브리프

토시히코 CD는 올해 칸 라이언즈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볼보(Volvo)의 'E.V.A' 캠페인과 이케아의 'Thisables'을 소개했다. 

볼보는 'E.V.A' 캠페인을 통해 남성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동등하게 안전한 차를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전했고 이케아는 3D 프린터를 활용해 간단하면서도 실용적인 장애인을 위한 가구를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그는 "볼보는 지난 1959년, 미국에서 자동차 안전성과 관련한 법규가 없었을 당시부터 꾸준히 안전성에 관련된 광고를 해 온 만큼 안전성과 관련한 긴 역사를 가진 브랜드"라며 "E.V.A 캠페인은 물론 아이디어도 훌륭했지만 수십년에 걸쳐 안전성과 관련한 일관된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그는 이케아의 'Thisables'에 대해 "이 아이디어는 특이하거나 기발한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이케아 제품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포용력 있게 다가갔다"며 "이케아 또한 오래전부터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 민주화를 이야기해왔기 때문에 이 캠페인이 더 많은 공감과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토시히코 CD는 "파타고니아는 자연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며 "지난해엔 미국 국립공원 보호 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 전체 매장의 문을 하루 동안 닫았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 활동을 커뮤니케이션에 국한하지 않고 파타고니아 전직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실천한 것"이라며 "비즈니스에 몸 담은 모든 사람이 통합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브랜드 목적에 헌신하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브랜드 캠페인이 브랜드 신념과 맞아 떨어지는지,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브랜드 역사와 잘 조율됐는지가 목적주도적 캠페인의 기반"이라며 "일회성 캠페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끝이 없는 여정이라고 생각하고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토시히코 타나베(Toshihiko Tanabe) 덴츠(Dentsu) CD. ⓒ브랜드브리프
토시히코 타나베(Toshihiko Tanabe) 덴츠(Dentsu) CD. ⓒ브랜드브리프

토시히코 CD는 자신이 담당한 도요타자동차 캠페인을 소개하며 "도요타는 자동차 회사를 넘어 10년 후, 20년 후 무엇을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며 "이동의 자유가 곧 인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빌리티(mobility) 회사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부색이나 나이, 경제력, 장애 유무에 관계없이 이동성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이처럼 통합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브랜드가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피력했다.

토시히코 CD는 세미나가 끝난 뒤 브랜드브리프와 만나 목적주도적 캠페인을 고민하고 있는 브랜드들을 위한 조언을 건넸다.

그는 "볼보나 이케아처럼 명확한 정체성과 방향성, 오래된 역사를 가진 브랜드도 있지만 물론 그렇지 않은 기업도 많다"며 "많은 기업들이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의 가치와 위치를 알고 싶다면 지역사회로 깊숙이 들어가 사람들과 연결될 것을 제안한다"며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그들이 브랜드에 원하는 것, 그들이 판단하는 브랜드의 가치를 알 수 있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브랜드의 목적과 방향성을 찾아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토시히코 CD는 일본광고업협회(JAAA)가 선정한 2018년도 최고의 크리에이터로, 도요타자동차 'Start Your Impossible' 글로벌 캠페인을 비롯해 NTT 도코모, 레드불 재팬, 렉서스 UX 등의 캠페인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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