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범죄 타깃 된 나이키… 레즈비언 축구선수 '메간 라피노' 광고, 테러로 몸살
혐오범죄 타깃 된 나이키… 레즈비언 축구선수 '메간 라피노' 광고, 테러로 몸살
  • 김수경
  • 승인 2019.07.15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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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간 라피노 포스터 속 얼굴과 이마에 욕설과 낙서로 훼손
레즈비언·여성동등권 주장 등으로 논란의 중심
나이키 광고. ⓒNike News

선보이는 광고마다 늘 세계적인 이슈를 만들어내는 브랜드 나이키(Nike)가 이번엔 혐오범죄의 타깃이 됐다.

15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나이키가 새로 선보인 광고 캠페인에 욕설과 낙서가 달리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나이키는 최근 미국 여자 축구대표팀 주장인 메간 라피노(Megan Rapinoe)를 모델로 한 신규 광고를 선보였다. 

메간 라피노의 진보적인 성향에 반기를 든 일부 소비자들이 광고에 반대 의견을 표하며 지하철 역에 게재된 광고 포스터를 훼손했다. 

이들은 라피노의 얼굴과 이마, 나이키의 슬로건인 'Dream with us. Just do it' 위에 'shemale(쉬멜, 성적으로 완벽하게 여성 또는 남성이 아닌 트렌스젠더를 일컫는 표현', 'screw this ho.'와 같은 혐오적 발언을 담은 낙서를 남겼다. 

뉴욕경찰(NYPD)은 이를 혐오범죄로 보고 뉴욕시 메트로폴리탄 교통국(MTA)과 함께 조사에 착수했다. 낙서로 훼손 된 광고판은 현재 제거됐으며 교체될 예정이다.

MTA 대변인은 성명서를 통해 "대중교통 시스템에 혐오가 들어설 자리는 없다"며 "지하철이 모두에게 안전한 환경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키 광고. ⓒNike News
나이키 광고. ⓒNike News

나이키 광고가 혐오범죄의 타깃이 된 것은 새로운 모델인 메간 라피노에 대한 일부 소비자들의 반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스스로 여성 동성애자(레즈비언)임을 밝혔고 이번 월드컵 기간 내내 여성 운동선수의 동등권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메간 라피노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꼽히는 선수다.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골든볼'과 득점왕에게 주는 '골든부트'를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라피노는 이번 월드컵 기간 내내 여자선수들이 처한 불평등한 상황에 대해 비판했다. FIFA가 남성 선수만큼 여성 선수들을 존중하지 않으며 임금 또한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월드컵 경기가 끝난 후 미국 국가가 울려퍼질때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고 가슴에 손을 올리지 않았다. 인종차별에 항의해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무릎 꿇기 시위를 벌였던 전 미식축구 선수 콜린 캐퍼닉을 지지한다는 의미였다. 

이번 나이키 광고에서도 라피노는 "성차별에 대한 유리천장을 깨뜨리고 변화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광고는 나이키의 광고대행사인 위든+케네디 포틀랜드(Wieden+Kennedy Portland)가 제작했다. 위든+케네디는 지난해 콜린 캐퍼닉을 모델로 'Dream Crazy' 광고를 제작하는 등 나이키의 모든 광고를 대행하고 있다. 

위든+케네디는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올해의 에이전시(Agency of the Year)와 올해의 독립 에이전시(Independent Agency of the Year)를 동시에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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