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맥주 시장, 때 아닌 '광고전쟁'… 버드vs밀러, '콘시럽' 설전
美 맥주 시장, 때 아닌 '광고전쟁'… 버드vs밀러, '콘시럽' 설전
  • 김수경
  • 승인 2019.02.0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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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라이트, 슈퍼볼 2019 광고서 밀러라이트 겨냥한 광고 '스페셜 딜리버리' 선봬
밀러라이트,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 내세우며 버드라이트 주장 전면 반박

미국 최고의 인기 맥주 브랜드인 버드라이트(Bud Light)와 밀러라이트(Miller Lite)가 광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8일 광고전문지 애드위크(Adweek)와 외신 등에 따르면 버드라이트가 글로벌 최대 광고 격전지로 불리는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Super Bowl) 2019'에 경쟁 브랜드인 밀러라이트를 겨냥한 광고를 선보이자 밀러라이트는 뉴욕타임스(NYT)에 전면 광고를 내고 이에 맞섰다. 

두 맥주 브랜드가 광고 전쟁을 벌이게 된 것은 맥주에 들어가는 재료 중 하나인 '콘시럽(corn syrup)'에서 비롯됐다. '콘시럽'은 옥수수에서 추출한 포도당의 일종으로 흔한 맥주 재료로 사용되는데 '버드라이트'는 자사 제품에 이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광고에서 강조하며 '콘시럽'이 좋지 않은 재료인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다. 

위든+케네디 뉴욕(Wieden + Kennedy New York)이 제작한 버드라이트의 '스페셜 딜리버리(Special Delivery)'편은 미국 인기 드라마인 HBO사의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의 캐릭터와 배경 등을 광고에 적용했다. 


'왕좌의 게임' 주요 캐릭터들은 버드라이트 측으로 잘못 배달온 '콘시럽'을 들고 경쟁 맥주 브랜드인 밀러 라이트와 쿠어스 라이트(Coors Light)'를 찾아가는 내용을 코믹하게 보여준다. 

광고 마지막에는 '콘시럽 없이 양조합니다(Brewed with no Corn Syrup)'라는 문구를 넣어 버드라이트에는 '콘시럽'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에 밀러라이트는 버드라이트 광고에 대한 자사의 의견을 담은 전면 광고를 NYT에 게재하며 광고 전쟁에 뛰어들었다.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밀러라이트 광고. ⓒNYT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밀러라이트 광고. ⓒNYT

밀러라이트는 맥주를 마시는 미국의 고객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태로 버드라이트의 광고를 비꼬는 듯한 광고를 게재했다. 

밀러라이트는 "여러분들은 버드라이트와 달리 밀러라이트가 콘시럽으로 양조됐다는 내용을 대형 게임(슈퍼볼) 광고를 통해 봤을 것"이라며 "그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우리의 경쟁사가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이러한 사실을 전세계 관객들에게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얘기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콘시럽은 밀러라이트의 맛을 매우 좋게 만들어준다. 미국 내 주요한 맥주 고객들은 밀러라이트가 버드라이트보다 더 맛있다는 것에 대해 동의한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밀러라이트에는 버드라이트와 달리 '콘시럽'이 들어가는 것은 맞지만 '콘시럽'이 밀러라이트를 더 맛있게 만들어준다는 설명이다. 

밀러라이트는 "분명히 해야 할 점은 콘시럽은 맥주를 양조하는 과정에 있어 평범한 부분 중 하나"라고 설명하며 경쟁사인 버드라이트가 '콘시럽'을 내세운 광고를 선보여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이번 논쟁으로 콘시럽에 대한 진실을 명확히 밝힐 수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며 "밀러라이트가 버드라이트보다 칼로리와 탄수화물 함량은 낮지만 더 맛있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다시 인지시켜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광고 마지막에는 "이것은 그저 사실(That's just a fact)"이라고 강조했다. 

밀러라이트를 소유한 밀러쿠어스 측은 버드라이트가 위기감을 느끼고 경쟁사를 몰아 세우는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광고를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밀러쿠어스 대변인은 "비어 마케터스 인사이트(Beer Marketer's Insights)에 따르면 2018년 버드라이트의 출고량은 수년째 감소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6.7% 감소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밀러라이트의 반박 광고를 본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의 버드라이트 대변인은 "다른 맥주 제조자들이 우리와의 대화에 참여해 기쁘다"며 "버드라이트는 물과 보리, 쌀, 홉 4가지의 단순한 재료만으로 좋은 품질의 라이트 라거를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버드라이트는 미국 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맥주가 됐다. 이것은 하나의 사실(That's a fact)"이라고 맞받아쳤다. 

슈퍼볼 광고에서 촉발된 논란이 다른 광고로 확장되면서 두 맥주 브랜드 간 팽팽한 신경전이 수면위로 드러나게 됐다.

한때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광고 설전이 벌어진 적이 있다. 지난 2010년 뒤늦게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한 남양유업은 자사 제품에 카제인 나트륨과 인산염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이에 경쟁사인 동서식품과 네슬레 등은 제품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두 물질은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결론내렸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 광고가 다른 제품을 오해하게 한 비방 광고라며 이같은 마케팅 활동을 지양할 것을 권고했다. 이 광고로 남양유업은 시장 진출 2년여 만에 시장점유율 10%를 넘어서며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편 미국 맥주연구소와 전국 맥주 도매업협회 등에 따르면 버드라이트는 지난해 미국 맥주 시장 점유율 15.4%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밀러라이트(6.1%)는 쿠어스라이트(7.7%)와 버드와이저(6.2%)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버드라이트는 수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시장점유율과 매출액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