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디자인하고 홍보까지… 나이키 '에어 맥스 데이'의 똑똑한 마케팅 전략
고객이 디자인하고 홍보까지… 나이키 '에어 맥스 데이'의 똑똑한 마케팅 전략
  • 박소정
  • 승인 2018.12.1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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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시작한 나이키 연중 최대 행사
소비자 참여로 흥행, 브랜드 유대감 깊어져

 

2014년 ‘에어맥스 1 에어맥스 데이’ 한정판 ⓒ나이키
2014년 ‘에어맥스 1 에어맥스 데이’ 한정판 ⓒ나이키

나이키가 '에어 맥스 데이(AIR MAX DAY)'에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똑똑한 마케팅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키의 시그니처 운동화를 기념하는 에어 맥스 데이에 소비자 참여가 늘고 있다. 

에어 맥스 데이는 지난 1987년 3월 26일에 에어 맥스 1(Air Max 1)이 세상에 처음 공개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나이키는 에어 맥스가 쌓아 온 문화적 유산을 기념하고 재조명하기 위해 2014년부터 에어 맥스 데이를 공식적으로 지정했다. 

에어맥스는 나이키 하면 '에어'를 떠올리게 하는 나이키의 상징이자 러닝화의 디자인 방식을 완전히 바꾼 제품으로 평가 받는다. 

건축가 출신 디자이너 팅커 햇필드(Tinker Hatfield)가 프랑스 파리의 조르주 퐁피두 센터에서 영감을 받아 운동화 중창 안에 숨겨져 있던 에어백을 겉으로 눈에 보이게 만든 제품이다. 

2014년 전에도 에어 맥스는 스포츠와 스트리트 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친 나이키의 대표 운동화였다. 에어 맥스 데이 이후엔 다음 해 나올 에어 맥스를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고 기획하는 등 소비자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해졌다. 

나이키는 첫 나이키 에어 맥스 데이를 열었던 2014년 뉴욕, LA, 상하이, 서울 등 국내 주요 도시에서 에어 맥스 관련 전시회를 열고 한정판 운동화를 선보였다. 

미국에선 뉴욕부터 LA에 이르는 도시에서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한 작은 규모의 전시를 진행했다. 이 행사로 미국내 2억2000만명의 사람들이 비디오 촬영을 하고 나이키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자발적으로 올렸다. 관계자들도 예상하지 못한 흥행이라는 전언이다. 

2018년 에어 맥스 데이를 기념한 디자인 워크샵 ‘나이키: 온 에어 (Nike: ON AIR)’ⓒ나이키
2018년 에어 맥스 데이를 기념한 디자인 워크샵 ‘나이키: 온 에어 (Nike: ON AIR)’ⓒ나이키

이후 나이키는 소비자가 참여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더욱 적극적으로 펼쳤다. 

2016년엔 에어 맥스 데이에 다시 만나고 싶은 에어 맥스를 투표하는 보트 백(VOTE BACK)을 진행했다. 나이키닷컴 회원이면 누구나 투표에 참여 할 수 있다.

보트 백은 과거에 출시된 에어 맥스를 두고 투표해 1위 디자인을 뽑아 다음 해의 에어 맥스 데이에 출시하는 이벤트다. 2016년 3월 18일부터 투표해 26일에 공개됐다. 압도적인 표차로 1위를 기록한 에어맥스 1 아트모스(The Air Max 1 atmos, 2006 출시)가 2017년에 재공개됐다.

2017년에는 에어 맥스 데이 30주년을 기념해 보트 포워드(VOTE FORWARD) 이벤트를 열었다. 전 세계 주요 도시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DJ, 리테일러 등 12팀의 아티스트를 초대해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신발을 나이키 에어 제품으로 선보였다. 

보트 포워드에서 우승을 거머쥔 곳은 유명 빈티지샵 라운드 투의 공동 창업자 션 워더스푼(Sean Wotherspoon)의 '에어 맥스 97/1'이다. 이 제품은 2018년 에어 맥스 데이에 한정판으로 판매했다. 

나이키는 2016년 보트백과 2017년 보트 포워드에 이어 올해 새로운 이벤트를 선보였다. 

제품 디자인 경험이 전무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각 지역을 대표하는 에어 맥스를 기획, 디자인하고 출시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 

세계 각지에서 모인 18명의 파이널리스트 중 뉴욕, 서울, 도쿄, 런던, 파리, 상하이 등의 테마로 6명의 우승자가 투표로 선정됐다. 우승자 중엔 서울의 네온 사인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신광의 '에어맥스 97 네온 서울'도 포함 돼 있다.

나이키 관계자는 "에어 맥스 데이는 나이키가 소비자를 이야기의 일부로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나이키 ID부터 소셜 미디어까지 팬들이 말하는 나이키를 보면 유대감이 이전보다 훨씬 깊어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어 맥스 데이는 브랜드에 의해 강요된 것이 아닌 소비자와 지역 사회가 주도하는 행사"라며 "소셜 미디어를 통해 큰 지출 없이도 글로벌적으로 인기와 화제를 얻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에어 맥스 데이는 천재적인 마케팅 전략이라고 생각한다"며 "소비자들의 자발적 참여로 유행처럼 번지고 SNS를 통해 전 세계 사람이 즐기면서 단순한 브랜드 행사를 넘어 하나의 문화 축제가 됐다"는 의견을 전했다. 

나이키 국내 관계자는 "이번 2018년 서울에서 열린 에어 맥스 데이는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공감을 끌어냈다"며 "일반인 대상으로 진행된 에어 맥스를 직접 디자인해 볼 수 있는 워크샵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신광의 '에어맥스 97 네온 서울' ⓒ나이키
신광의 '에어맥스 97 네온 서울' ⓒ나이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