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을 체험케 하라"… 대박 '상하목장', 숨은 마케팅 노하우
"유기농을 체험케 하라"… 대박 '상하목장', 숨은 마케팅 노하우
  • 김수경
  • 승인 2018.10.02 16: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캠페인 콘셉트 "브랜드를 테마파크로, 제품을 기념품으로"
식구 먹거리 고민 많은 '와이프3045' 타깃으로 체험마케팅 성공적 론칭
한정훈 제일기획 프로. ⓒ뉴데일리
한정훈 제일기획 프로. ⓒ뉴데일리

일반 소비자들이 자주 접한 광고는 아니지만 명확하고 구체적인 타기팅(targeting)으로 소위 '대박'을 터뜨린 광고가 있다. 

매일유업의 유기농 브랜드 '상하목장'이 진행하고 있는 유기농 목장 체험 마케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제일기획은 지난 20일 제일기획 본사에서 열린 '제일세미나'를 통해 '상하목장' 캠페인의 숨은 전략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한정훈 제일기획 프로는 '상하목장' 캠페인의 탄생 비화를 상세하게 공유했다. 

한정훈 프로는 "원래는 상하목장 브랜드 10주년 광고로 시작했지만 상하목장 브랜드 강화 쪽으로 방향상이 바뀌었다"며 "상하목장이 유기농 우유시장 점유율 85%에 달하는 독보적인 업계 1위 브랜드라는 점에 주목해 제품의 싸움이 아닌 브랜드의 싸움이 되도록 하자는게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의 제안에서 실패한 뒤 상하목장 유기농 목장 체험 마케팅인 세번째 광고 콘셉트가 최종 채택됐다"며 "유기농 우유 하면 떠오르는 뻔한 광고에서 탈피해 유기농 우유가 탄생하는 상하목장을 테마파크로 꾸며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해보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상하목장' 캠페인의 타깃은 와이프(W)3045로 설정됐다. 아이와 식구들 안전 먹거리에 관심이 높은 30세에서 45세 주부들을 핵심 타깃으로 선정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마케팅에 집중했다. 

소신있는 육아 철학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봉태규, 하시시박 부부와 아들 시하 군을 모델로 선정했다. 봉태규 부부가 상하목장 브랜드를 애용하고 개인적으로도 상하목장을 방문했던 적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있는 모델을 발탁했다는 설명이다. 

제일기획은 단순 공간 소개가 아닌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소비자 체험 공간으로서의 상하목장 브랜드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이후 6세 이상 자녀를 둔 70팀의 가족을 초청하는 체험단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상하목장은 서울에서 차로 5시간 걸리는 전북 고창에 위치해 있다. 

'그 먼 곳까지 누가 오려고 할까?'와 같은 물리적 거리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초반 KPI(핵심성과지표)를 3000명으로 설정했지만 캠페인 론칭 보름 만에 참가신청 인원이 5만 가족을 돌파했다. 

한정훈 프로는 "최근 다양한 체험 마케팅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자연체험도 교육이라는 트렌드가 부모들 사이에서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상하목장 콘셉트가 더 주목받게 된 것 같다"며 "11월 말까지 진행되는 체험 캠페인이 완료될 시점까지는 20만 가족이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정훈 제일기획 프로. ⓒ뉴데일리
한정훈 제일기획 프로. ⓒ뉴데일리

상하목장은 상하공장 견학을 비롯해 밀크빵 만들기, 동물농장체험, 농부체험, 반딧불이 교실, 파머스 빌리지 견학, 젖소 착유 체험, 오가닉 서클 화분 만들기 등 목장이라는 공간을 테마파크처럼 꾸며 온 가족이 1박 2일 동안 유기농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제일기획은 상하목장을 체험한 고객들이 향후 대형마트나 슈퍼에서도 마치 기념품처럼 상하목장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신뢰를 심어주고자 했다. 

상하목장 체험 마케팅이 '맘'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지역 맘 카페를 중심으로 한 자발적 바이럴도 캠페인의 성공에 주효했던 것으로 제일기획 측은 분석했다. 

한 프로는 "최근 상하목장 외에도 다양한 유기농 브랜드들이 등장하고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채널에서 PB브랜드를 내놓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특히 식료품 시장은 가격과 프로모션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싼 유기농 브랜드는 위기감을 많이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광고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면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발신하는 브랜드에 대한 메시지를 고객이 동의하고 그 철학을 이해한다면 단순 고객이 아닌 팬덤이 형성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했다. 

그는 "다른 유기농 브랜드가 갖추지 못한 상하목장이라는 실존 공간을 고객이 체험하게 만들었다는 점에 이번 캠페인의 방향성과 목적이 담겨 있다"며 "상하목장 콘텐츠를 경험한 뒤 고객들이 제품을 기념품처럼 살 수 있게 만드는 힘, 그런 부분이 우리 광고업계가 해야 할 영역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단순하게 멋있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위한 아이디어는 광고주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도 더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왔다"며 "비즈니스에 대해 정확히 알고 캠페인을 왜 하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더욱 필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매일유업 '상하목장' 체험 캠페인은 매주 10가족을 선정해 총 7주간 7차에 걸쳐 총 70가족을 대상으로 11월까지 진행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