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리 하퍼 CCO "스토리텔링은 절대 죽지 않는다"
[인터뷰] 아리 하퍼 CCO "스토리텔링은 절대 죽지 않는다"
  • 김수경
  • 승인 2018.08.2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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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다양화와 기술 혁신, 광고 시장의 급변 초래"
"크리에이티비티에 있어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 스토리텔링 그 어느때보다 중요"
아리 하퍼(Ari Halper) FCB NY CCO 겸 제 11회 부산국제광고제 심사위원장. ⓒ뉴데일리
아리 하퍼(Ari Halper) FCB NY CCO 겸 제 11회 부산국제광고제 심사위원장. ⓒ뉴데일리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절대 죽지 않는다. 매일 새로운 미디어와 플랫폼, 과학기술이 등장하면서 광고 시장이 급변하고 있지만 스토리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은 바로 그 스토리텔링에 대한 열망을 만족시켜야 한다"

[부산 = 김수경 기자] 글로벌 자본주의의 심장으로 불리는 미국 뉴욕에 있는 세계적 광고회사 에프씨비 뉴욕(FCB NY)에서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 Chief Creative Officer)로 활동하고 있는 아리 하퍼(Ari Halper)가 광고산업의 핵심인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뉴데일리경제는 제 11회 부산국제광고제에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아리 하퍼 CCO를 만나 급변하는 광고 환경 속 크리에이티브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눴다.  

아리 하퍼 CCO는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아마존, 넷플릭스, 훌루 등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고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크리에이티브를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 기술들이 발전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광고 시장 트렌드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광고 한 편을 만들면 신문이나 TV, 라디오 등 국한적인 매체에 의해서만 전파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전세계 인구가 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변화는 광고인들에게 두려움을 주기도 하지만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처럼 흥미진진한 스릴을 동시에 준다"고 말했다. 

아리 하퍼 CCO는 이 같은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비자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스토리텔링을 열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소비자들은 TV나 넷플릭스, 유튜브 등을 통해 왕좌의 게임같은 인기 TV쇼를 하루에 수십시간씩 연달아 보기도 하고 중간 중간 나오는 광고 구간을 건너 뛰지 않고 감상하기도 한다"며 "시장의 변화와 관계없이 스토리텔링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강렬한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크리에이티비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젊은 광고인들의 크리에이티브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 즉 내러티브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로 진화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다양한 미디어가 등장하고 기술 혁신이 거듭되면서 광고 시장도 이 방식에 최적화된 스토리텔링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리 하퍼 CCO는 "과거엔 광고 방식이 TV와 신문 등 올드미디어에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그 포맷이 유튜브와 SNS로 바뀌었다"며 "거기에 적합한 크리에이티브를 만드는 것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발전으로도 절대 대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크리에이티비티, 즉 창의성"이라며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만 살아남을 수 있고 더욱 빛날 것"이라고 전했다. 

아리 하퍼(Ari Halper) FCB NY CCO 겸 제 11회 부산국제광고제 심사위원장. ⓒ뉴데일리
아리 하퍼(Ari Halper) FCB NY CCO 겸 제 11회 부산국제광고제 심사위원장. ⓒ뉴데일리

아리 하퍼 CCO가 몸 담고 있는 FCB NY는 100년 이상의 전통을 지닌 글로벌 광고회사로 젊은 광고인이라면 누구라도 입사를 꿈꾸는 곳으로 손꼽힌다. 최근의 기술 발전과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에 가장 선제적으로 적응하고 있는 광고회사로도 유명하다. 

그는 기존의 광고업에서 한 발 나아가 광고주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리 하퍼 CCO는 "광고업은 주로 한 기업이나 브랜드의 일을 광고회사가 수주해서 서비스를 대신 해주는 역할에 국한돼 있었다. 주로 '우리가 이 제품을 많이 팔고 싶은데 광고를 잘 만들어봐' 하는 식이었다"며 "그러나 그런 수동적 관계에서 벗어나 제품을 가장 잘 아는 고객사와 광고회사가 파트너십을 이뤄 광고를 만드는데 직접 참여하게 하는 것이 새로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스토리텔링과 기술을 접목한다면 급변하는 광고 시장 트렌드 속에서도 우리만의 창의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브랜디드 소셜(branded social), 브랜디드 디지털(branded digital) 처럼 잘 섞인 콘텐츠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광고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꿈꾸는 젊은 청년들에게 의미있는 조언을 전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작업물(craft)을 존중하라는 이야기를 가장 먼저 해주고 싶다"며 "자신의 노동이 들어간 작업을 과소평가하거나 평가 절하하지 말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고 싶다면 모든것에 대한 호기심을 늘 유지하고 카멜레온처럼 어떤 환경에도 적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TV, 신문, 소셜, 라디오, 디지털 등 어떠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적응력을 길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리 하퍼 CCO는 제 11회 부산국제광고제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해 올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올해 부산국제광고제는 연결지능이라는 새로운 개념과 광고·마케팅 트렌드를 다루는 '초연결시대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CONNECT!)'를 테마로 오는 25일까지 열린다. 

전세계 57개국, 2만 여 편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최종 수상 작품은 오는 25일 폐막식에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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